The Midnight Sky , 2020
넷플릭스를 뒤지다가 틀었던 영화. 난 아포칼립스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구멸망 키워드가 있으면 홀린 듯 들어간다.
이 지구에서의 내 삶을 싫어하기 때문인지 재난이나 파괴적인 상상이 들어간 영화가 좋다. 지금 내 삶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모두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안정을 얻으려는 못된 심보지만 세상엔 생각보다 나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ㅎㅎ
어쨌든 영화는 근미래 더이상 살 수 없어질만큼 환경이 파괴된 지구가 배경이다.
조지클루니는 어거스틴이라는 우주공학자로 나오는데 중증환자라 모두가 북극을 떠나 지하로 도망가는데 따라가지 않고 기지에 남는다. 당장 투석을 하지 못하게되면 일주일을 버틸 수 없는데도 고집불통이다.
그는 모두가 떠난 기지에 남아 지구 밖에 인류가 살만한 행성을 찾아 떠났던 우주선들과 연락하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우주선과 정거장이 연락이 안되거나 철거된 상황에 단 하나, 에테르호만이 정상작동 중이다.
그곳에는 2년전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난 대원들이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오는 중인데 통신이 안되기 때문에 지구의 상황을 전혀 모른다. 어거스틴은 이들에게 지구는 더이상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한다.
그 에테르 호에는 다섯명의 대원이 있는데 그 중 설리번이라는 대원은 임신중이다. 그 옆은 애아빠. 이들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도착했고 그곳이 인류가 살만하며 번성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처음 가지고 간 의문에 더 많은 해답을 가지고 어쩌면 희망에 가득차 지구로 돌아가는 중인것이다. 2년만에 지구가 어떻게 됐을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못했을것이다.
그저 통신기기가 고장난걸로만 알고 있는 상황.
어거스틴은 하젠호수라는 곳에 가서 다시 통신을 시도하려 한다. 그곳은 산지에 둘러쌓여있어 대기도 아직 안정적이고 신호도 더 강하기 때문이다.
중증환자인 어거스틴이 하젠호수까지 도달하는게 쉬워보이지 않는다. 눈보라는 몰아치고 밤에는 추위에 얼어죽을 수도 있으며 굶주린 늑대들이 호시탐탐 그를 노린다.
몇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어거스틴은 하젠 호수에 도착한다.
이 과정을 가능케 한 것은 저 어린 아이리스라는 소녀 덕이다.
모두가 떠난 뒤 홀로 남겨진 줄 알았던 어거스틴은 낙오된 소녀를 발견하고 그와 함께 떠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함께 호수에 도착해 교신에 성공한다.
어거스틴은 마침내 지구의 상황을 에테르호에 전달하고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했던 인류가 살아남을 방법을 전달한다.
그들이 발견했던 행성으로 다시 돌아가 새 삶을 시작하는 것. 그것을 전달받은 대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한다.
나머지 대원 중 마야는 통신이 복구되기 전에 우주선 외부를 수리하다 사고를 당해 죽고 미첼은 지구에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온 상황.
고민하던 미첼은 지구에 있는 가족에게 돌아가기로 하고 여분의 우주선을 몰고 지구로 가겠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산체스가 같이 가겠다며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가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한다.
시간은 뭘까 생각해봤어
어떻게 써야하고 왜 흘러가는지
왜 누구는 평생을 누리고 누구는 금방 떠나야만 하는걸까
·
·
·
남은 시간을 뜻깊게 써야지
그래서 친구랑 집에 돌아갈까 해
중간에 왜 그가 돌아가려하는지 이유가 직접 나오지만 영화로 직접 보는게 더 여운이 남아 숨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간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떤 누군가는 평생을 누리고 누군가는 준비도 다 마치지 못한 채 끝나는 것이다.
왜 인간은 시간을 공평하게 받을 수 없는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조차 알 수 없는지 누구도 그 이유를 알지못한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쓸지 선택할 수 있고 대부분 인간은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위한 선택을 한다.
산체스가 그렇고 가족에게 돌아가기로 한 미첼이 그렇고 죽어가는 와중이지만 우주선에 있을 누군가를 위해 위험을 알리는 어거스틴이 그렇다.
우리는 세계가 돌아가는 섭리에 속한 그저 작은 먼지같은 존재일 뿐이지만 스스로 미래를 선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결정이다.
그게 인류를 위한 거창한 대업이 아니어도, 이기적인 선택이어도 좋다.
우리는 선택하고 그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베이스에 가족애가 들어가 있었지만 그게 아니어도 좋았을 것이다. 물론 그래서 더 감동적이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잔잔한 물결이 언젠가는 큰 파동으로 와 닿을 순간이 있을것이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벗어나고 싶은 당신, 핸드폰을 끄고 이 영화에 몰입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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